요즘 독일 경제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지난 3월 독일의 5대 경제연구소가 공동으로 참여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독일의 경제 성장률 예상치는 0.1%였습니다. 그런데 독일의 경제 매체 한델스블라트가 이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경기 회복을 알리는 9가지 징후를 보도해 눈길을 끕니다. 한델스블라트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연구소들은 현재 경기가 위축됐다고 평가하지만 이는 지난해 상황의 여파에 따른 것이며 올해 2분기에 소폭의 성장을, 3분기에는 더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올해 봄부터 독일 경제는 점진적으로 회복하겠지만 전체적인 모멘텀은 크지 않으며 2025년부터 회복세가 본격화된다는 것입니다. 매체는 이와 관련해 독일 경제가 비록 미미하겠지만 가까운 시일 안에 다시 긍정적인 모습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보도했는데 어떤 징후들이 경제 회복을 가리킨다고 했을까요? 우선 경기 회복세가 다가오고 있다는 가장 중요한 신호는 독일 기업들의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Ifo 경제연구소의 3월 기업환경지수는 전월보다 2.5% 상승한 87.8p를 기록했는데 이는 두 달 연속 상승한 수치입니다. 다음은 투자인데 경기 상승세는 많은 기업이 투자를 주저하게 하는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습니다. 독일 주요 연구소들은 기계, 차량, 장비 등 올해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1.8%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내년에는 3.3% 증가를 점쳤습니다. 건설 투자도 올해 –2.2%, 내년 1%를 각각 전망했습니다. 물가 안정세도 중요합니다. 공동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독일의 인플레이션은 2.3%에 불과하고 내년에는 1.8%까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월 인플레이션은 2.5%를 기록해 1월보다 0.4%p 하락했습니다. 한델스블라트는 “식료품 가격 상승은 소비자에게 큰 부담이지만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식품 가격 상승세가 상당히 둔화돼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전체 물가 상승률을 밑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생산자 가격 역시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생산자 가격은 공장 출하 시 제조업체의 가격 변화를 측정해 소비자 물가의 초기 지표로 유용한데 2월 생산자 가격이 전년 대비 4.1% 감소한 것입니다. 생산자 가격 하락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에너지 가격 하락에 있습니다. 한델스블라트가 독일 연방통계청을 인용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월 에너지 가격은 전년 대비 10.1% 감소했습니다. 천연가스가 -17.7%, 전기 –16.8%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이와 관련, 베를린 기술경제대학의 페르디난트 피히트너 교수는 “에너지 가격이 상당히 안정돼 국내 수요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금리 인하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의 진정은 금리 인하 희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실제 유로존의 인플레이션도 유럽중앙은행(ECB)의 목표치인 2%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올해 2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2.6%였습니다. ECB의 금리 인하 시기는 불분명하지만 전문가들은 몇 달 안에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투자와 소비 촉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화물차 물동량이 느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현재 독일에서 가장 부진한 경제 부문인 산업도 비교적 안정을 찾고 있는데 이는 부가가치의 증가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가장 최근 데이터인 2023년 4분기를 기준으로 부가가치는 감소했지만 이는 추정치이고 연방통계청은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어 수치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올해 부가가치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로 도로의 화물차 통행량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독일 도로의 화물차 통행량은 산업 생산과 관련해 참고할 수 있는 지표인데 대부분의 제품이 도로를 통해 운송되기 때문입니다. 한델스블라트가 지난 3월 독일 정부의 통계를 토대로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들어 화물차의 도로 주행이 증가했는데 최근 주간 평균은 작년 12월의 매주간 평균보다 높았으며 최고치는 6.3% 증가했습니다. 가계 소비는 경제를 크게 위축시켰고 아직도 소비자 심리는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피히트너 교수에 따르면 이는 과거의 관점에 따른 것입니다. 소비자 심리는 향후 수개월간 훨씬 나아질 전망인데 일례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올해 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보다 2.5% 개선된 것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독일 경제는 해외수요 증가의 혜택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Ifo는 “올해 3월 수출 기대치가 -1.4p를 기록해 2월의 -7p보다 크게 개선됐다”면서 “독일 수출업계의 분위기가 눈에 띄게 밝아졌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식품과 음료 제조업체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며 자동차 업계의 분위기도 긍정적입니다. 마지막으로 경기 부진은 노동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만연한 노동력 부족 현상으로 실직자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가 더욱 쉬워졌으며 경쟁은 덜한 편입니다. 공동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실업률은 5.8%로 소폭 상승하겠지만 내년에는 5.5%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체적으로 그간 독일 경제는 코로나19, 에너지 위기,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다양한 요인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부터 서서히 회복되고 내년부터는 회복세가 본격적인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소식을 전한 KOTRA 프랑크푸르트 무역관은 “요즘 독일 기업들의 투자 신뢰도가 점차 회복되고 있으며 에너지 가격과 인플레이션도 안정되는 추세”라며 “독일 정부가 성장의 장애물로 여겨지는 인구통계학적 변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숙련 노동자에게 일자리 문호를 더욱 개방하는 점도 긍정적인 전환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