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여전히 블루오션인가?

K-뷰티, 여전히 블루오션인가?: 재중국한국화장품협회 김승영 회장(웨이나화장품 총경리) 인터뷰; 2016.10.24 10:5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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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K-뷰티의 열기가 뜨겁다. 중국 내수경기 침체로 많은 한국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지만 화장품 업계의 가파른 성장세는 여전하다. 중국 내 한국 화장품의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재중국한국화장품협회 김승영 회장(상하이웨이나화장품 총경리)에게 중국 내수시장의 성공비결과 전망을 들었다.   재중국한국화장품협회는 140명, 60개의 업체가 회원으로 구성된 협회다. 이중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웨이나 등 제조유통업체가 약 5%, 코스맥스, 콜마 등 ODM, OEM 업체를 포함 부자재 생산업체가 약 25% 차지하고 나머지는 공장 없이 유통만 하는 업체들이다. 유통업체로 분류된 대표적인 회원사로는 네이처리퍼블릭, 토니모리, 이츠스킨 등이 있다. - 한국 화장품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는 것은 ‘한류’ 때문인가? ▲ 한국 화장품의 인기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중국 화장품 시장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화장품이 별도의 산업군으로 분리된 기간이 오래지 않는다. 지금도 영업현장에서는 ‘임산부가 바를 수 있는 화장품’이라고 홍보할 만큼 의약·일용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다가 최근 5년 새 일반인들이 화장품에 눈을 뜨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로컬 업체들의 기술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선택한 제품이 한국 브랜드였던 것이다. 한국의 미, 한류 스타들의 피부 등 ‘한류’가 제품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인기 제품으로 치고 올라가게 된 주 요인은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류의 영향은 미미해지거나 없어질 것이라는 견해가 강하다. - 중국인들은 왜 한국 브랜드를 좋아할까? ▲ 지리적, 문화적 이유를 무시할 수 없다. 한국은 중국과 가장 가까운 동양적인 피부를 가진 나라다. 동남아 국가들은 기술력이 부족한데 비해 한국 화장품은 품질이 상당하다. 품질이라는 것은 단지 원료의 우수성만이 아닌 용기 포장 디자인부터 전반적인 과정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콘셉트의 다양성도 주효했다. 한국 화장품은 보습만 해도 피부 트러블, 안티에이징, 미백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한국 시장이 워낙 작다 보니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분화시킬 수밖에 없는데 중국 시장에서는 이런 다양한 콘셉트가 굉장한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초 원료는 일본이 강하지만 전체 콘셉트를 잘 잡는다는 점에서는 한국이 한 수 위다. - 실패한 한국 화장품 업체도 있는데? ▲ 성공한 업체와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 화장품이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품질의 우수성은 물론 콘셉트의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국인을 진심으로 사랑해야 한다. 유통 채널을 담당하는 판매 대리상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최소 3~5년은 인내해야 한다. 시장이 알아줘야 하는 시간, 인지도를 쌓는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국인과 거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내가 필요한데 이를 버티지 못해 실패한 기업도 간혹 있다. 일찍이 중국 시장에 진출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20년간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도 버틴 끝에 오늘날 성공을 맛보고 있다. 브랜드 강화작업을 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강화보다 유지다. 그러나 인지도가 충분치 않는 한국 업체들은 인지도를 쌓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자본력이 요구된다. 이런 점에서 전체를 상대하기보다 지역을 공략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비교적 적은 자본력으로 지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2~3선, 현급 도시에서 인지도를 얻고 있는 웨이나와 신생활이 좋은 예다. -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얘기인가? ▲ 중국 시장을 지나치게 블루오션으로 볼 필요는 없다. 10년 전만 해도 ‘한국 화장품’ 하면 어디서든 통했다. 지금은 워낙 한국산 많아서 차별화가 중요하다. 우수한 품질이 아니면 싸울 수 없다. 제품 차별화뿐 아니라 시장 확대에 차별요소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어느 채널에 집중할 것인지, 오프라인을 선택했다면 백화점, 약국, 미용실 등 어느 유통채널을 선택할 것인지 차별화 전략을 갖고 진입하는 것이 관건이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화장품 쪽은 앞서 말한 여러 성공요소들이 특히 중요하다. 이러한 것들이 바탕이 되지 않고 각오가 안 돼 있다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든 시장이 됐다. - 한국 화장품의 인기와 성장세는 앞으로도 유지될 것으로 보나? ▲ 중국 내수경기가 힘들지만 화장품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5~10년까지는 시장이 좋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1인당 소득이 8000달러 규모다. 일반적인 경제지표로 봤을 때 1만3000~2만 달러에 이르면 소비가 폭발하는 시기다. 중국은 앞으로 5년 후 1인당 소득이 1만3000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때가 되면 중국 전체 화장품 시장은 물론 한국 화장품 업계 역시 폭발적인 성장세를 누릴 것으로 확신한다. 2020년 이후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현재 중국 화장품 시장의 마켓셰어를 최소한 전체 인구의 30%로 보고 있다. 여성 7억명 중 2억명이 화장품을 쓰고 있지만 4억~5억명이라는 미개발 시장이 남아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