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식 ‘혁신 중상주의’가 글로벌 혁신을 망치고 있다”

“중국식 ‘혁신 중상주의’가 글로벌 혁신을 망치고 있다”: 미 싱크탱크 분석... 중국 불공정 관행이 글로벌 산업에 악영향 평가; 2021.06.18 10:17 입력

이용석 기자 jalsarabose@naver.com

<미국의 과학기술 싱크탱크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은 최근 포스트에서 중국의 상업주의 정책이 글로벌 혁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는데 한국무역협회가 이 내용을 정리했다.> <table width="68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680" align="absmiddle" src="http://weeklytrade.co.kr/PEG/16239962073318.jpg">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td></tr></tbody></table> 중국의 ‘불공정한 상업주의(unfair mercantilist)’ 정책이 축소될 경우 글로벌 혁신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다. 현재 중국은 통신장비, 항공기, 제약 및 반도체와 같은 기술 분야에서 강제 기술 이전, 차별적인 국내시장 조달정책, 불공정한 정부 지원 및 보조금, 지적재산권 탈취 등의 불공정한 관행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글로벌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001년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불공정한 관행을 척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선진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불공정하고 상업주의적인 관행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자국의 첨단 산업 육성을 위한 보호무역과 무역왜곡 정책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혁신 중상주의(innovation mercantilist)’ 정책은 외국 경쟁 업체로부터 시장 점유율과 수익을 빼앗고 있으며 이러한 정책은 기업들의 혁신 역량을 약화시키고 있다. 2006년 중국은 ‘차이나 잉크(China Inc)’ 전략을 취하면서 외국 기업의 중국진출을 독려했지만 중국 정부의 불공정 조치에 힘입어 중국 기업들은 외국 기술기업의 기술을 획득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정부는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해 중국 기업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보 전략을 지원했다. 중국의 이러한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은 한두 개 대기업에 의해 지배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으며 산업 내 경쟁이 약화되면서 기업의 혁신 투자가 감소하고 있다. 중국의 지재권 탈취 등 불공정 관행으로 연구개발(R&D)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감소하면서 그동안 지재권으로 수익을 올리던 많은 혁신기업들의 기술 개발 투자가 줄어들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관행은 태양광패널, 반도체, 조선, 영화 등의 산업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2000년대 초, 중국은 태양광패널을 핵심 목표 산업으로 선정하고 대규모 정부 보조금을 투입해 대량 생산체제를 구축한 결과 2013년 중국의 태양광패널 생산 점유율이 60%를 기록했다. 대규모 정부 보조금의 수혜를 받은 중국 업체들이 낮은 가격으로 생산에 나서면서 글로벌 패널 가격이 급락했다. 중국 기업들은 기술 발전보다는 저렴한 패널 생산에 초점을 맞추면서 중국산 태양광이 장기적으로 환경 보호에 얼마나 큰 기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공지능(AI), 고성능 컴퓨터(HPC), 5세대 이동통신(5G), 사물인터넷(IoT) 같은 신흥 기술에서 핵심 요소인 반도체에 대해 중국 정부는 글로벌 경쟁 우위를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까지 중국 반도체 산업은 미국, 유럽연합(EU), 한국, 일본, 대만 기업에 비해 미흡한 수준이지만 향후 중국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증가할 경우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 대한 혁신 투자는 감소할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반도체 기업의 1년 매출은 R&D 지출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만약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기술 개발보다 점유율 확보에만 신경 쓰면서 시장을 지배할 경우 혁신 기업들의 점유율이 하락하고 반도체 산업에 대한 글로벌 R&D 투자도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 2006년 중국 정부는 제11차 국가 5개년 경제계획에서 조선업을 전략산업으로 선정하고 10년 내 세계 1위 조선업 국가를 목표로 설정했다. 중국 정부는 시장 점유율 증가를 위해 불공정 보조금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2012년 글로벌 점유율이 2006년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다만, 미르토 칼룹시디 하버드대학 교수는 “중국 조선산업은 한국 및 일본보다 효율성에서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은 저렴한 생산을 추구한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보조금으로 생산가격을 왜곡한 것으로 실질적인 생산비용은 한국과 일본에 비해 훨씬 높다. 중국 정부는 매년 중국에서 상영할 수 있는 외국 영화의 수를 34개로 제한하며 자국 영화산업을 보호하고 있다. 중국 영화산업은 아직 미국 영화의 수익에 큰 위협이 되지는 않지만 보호주의적인 정책은 미국 영화의 글로벌 판매를 방해하며 미국 영화의 투자를 제한하고 있다. 기술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혁신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중국의 불공정한 정책을 방지할 수 있는 공통의 노력이 필요하며 다음과 같은 방안을 권고한다. 첫째, WTO는 ‘무역왜곡(trade distortions)’이 가격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혁신 및 기술개발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분석해야 한다. 둘째, 미국, 일본, EU 등이 협력해 중국의 상업주의 정책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불공정한 관행으로 생산된 중국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시장접근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넷째, 기술정책 프로그램을 통해 동맹국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다섯째, 혁신 기반 상품, 서비스 및 데이터의 자유로운 흐름을 허용하기 위해 동맹국 간에 더욱 강력한 무역협정을 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