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젠더리스 바람이 분다

일본, 젠더리스 바람이 분다: 히트상품 개발의 핵심 키워드는 ‘유니버설 디자인; 2022.11.19 14:02 입력

이용석 기자 jalsarabose@naver.com

<div><br></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최근 일본의 수영용품 메이커 풋마크가 출시한 ‘젠더리스(genderless)’ 학생용 수영복이 일부 학교의 공식 수영복으로 채택돼 화제를 모았다. ‘젠더리스’란 남성과 여성의 구별이 없는 ‘유니섹스(unisex)’와 달리 옷을 입은 사람의 성별과 연령대를 짐작할 수 없는 차림새를 뜻한다.</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br></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풋마크는 수영복 하의를 통이 넓은 반바지로 디자인하고 가슴과 허리 부분도 폭을 넉넉하게 해 착용자의 신체적 특징이 드러나지 않게 했다. 가슴 쪽에는 패드를 넣을 수 있는 주머니도 달려 있다. 회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일본 내 3개 학교가 이 수영복을 공식 수영복으로 채택했고 내년에는 10개 학교가 채택을 검토 중이다.</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br></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일본의 경우 대부분의 학교에 수영장이 설치돼 있고 체육수업의 일환으로 수영을 가르치고 있다. 사면이 바다에 둘러싸인 섬나라이기도 하고 1950년대 모 학교 수영 수업에서 발생한 대규모 익사 사고를 계기로 일본 문부과학성이 학습 지도요령에 수영 수업을 정식으로 포함시켰다. 일본에서 학교 수영복은 유행의 변천에 따라 변해왔으며 최근에는 점차 피부 노출을 줄이고 신체적 특징이 드러나지 않는 디자인이 선호되고 있다.</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br></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젠더리스 추세는 학교 수영복뿐만 아니라 교복에도 나타나고 있다. 자신의 생물학적인 성과 심리적인 성의 정체성이 일치하지 않는 성 정체성 장애를 지닌 학생에 대한 배려 등의 관점에서 여학생에게 바지 교복을 선택할 수 있게 허용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꼭 젠더 관점에서가 아니라 방한성이나 편리한 착용감 등 기능적 측면을 중시하는 추세다.</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br></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일본의 대형 교복 브랜드 칸코학생복의 홍보 담당자에 따르면 최근 3~4년 사이 젠더리스 교복을 도입하는 학교가 크게 늘었다. 여학생용 바지 교복은 1997년부터 홋카이도나 나가노현처럼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에서 도입되기 시작했는데, 2015년 문부과학성이 성 정체성 장애 학생에 대한 세심한 대응을 교육위원회에 통지한 이후 도입이 확대됐다.</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br></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칸코학생복이 취급하는 젠더리스 교복을 정식 교복으로 채택한 중고등학교는 2021년 기준 1000군데 이상이다. 젠더리스 교복은 성별에 따른 차이가 잘 드러나지 않도록 남녀 공용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단추 방향을 좌우로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재킷이나 체형이 잘 드러나지 않는 디자인의 바지 등이 있다.</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br></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젠더리스 교복을 채택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아직 일본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수준은 아니다. 바지 교복을 이용하는 여학생은 제법 있지만 치마를 입는 남학생은 거의 없는 등 남녀 간의 심리적 장벽까지 해소되려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의류업계뿐만 아니라 완구업계에도 젠더리스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6월 개최된 일본 최대 완구 전시회 ‘도쿄 완구 쇼’에서도 젠더리스 제품이 잇따라 등장했다. </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br></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일본의 완구기업 파일럿코퍼레이션은 지난 4월 대표 제품인 아기인형 ‘멜짱’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남자 아기인형을 선보였다. 이 회사에 따르면 인형 놀이를 하고 싶은 남자 어린이가 부담 없이 놀 수 있도록 하자는 의도에서 남자 아기인형을 개발했다. 유년기의 놀이 경험이 성인이 된 이후 올바른 성 평등 인식을 갖는 데 중요한 영향을 할 것이라는 발상에서다. </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br></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또 다른 완구기업 타카라토미도 3월 팽이놀이 완구 ‘베이블레이드버스트’에 고양이 캐릭터 ‘헬로키티’를 공식 홍보대사로 기용했다. 베이블레이드는 그동안 남자 어린이를 중심으로 시장을 넓혀왔지만 여자 어린이에게 인기 있는 헬로키티를 모델로 기용해 새로운 팬층을 개척한다는 계획이다.</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br></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젠더리스 상품 개발 움직임은 일본 내 다양한 업계로 확대될 전망이다. 젠더리스를 성별과 관련된 좁은 의미로만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넓은 관점에서 소비자의 감춰진 심리적 장벽을 허문다고 이해한다면 비즈니스의 보편적, 핵심적 가치와 직결되는 것이기도 하다.</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br></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예를 들어 휠체어 경사로나 장애인용 엘리베이터가 없는 지하철역에 관련 시설이 완비됐다고 하자. 과연 이는 휠체어 이용자나 장애인에게만 이익을 줄까? 그렇지 않다. 휠체어 경사로나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는 유모차 이용객이나 여행용 캐리어 이용객에게도 요긴하다.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시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모두에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배리어 프리’(장벽을 제거하는 것)는 단순히 일차적으로 그와 연관된 사회적 약자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자는 것인데, 이런 점에서 젠더리스도 마찬가지다.</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br></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장벽을 제거한다는 관점에 가장 충실한 것은 바로 ‘유니버설 디자인’(공용화 설계)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보편적인 디자인이라는 말뜻 그대로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도구, 시설, 설비를 설계하는 디자인을 뜻한다. 특정한 이들의 장애, 장벽, 불편 등을 제거하는 배리어 프리 개념을 한층 진전시켜 국적, 성별, 연령, 능력 등의 차이를 초월해 모든 이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물건과 거리와 환경을 만든다는 철학이다. </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br></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예를 들어 악력이 약한 사람도 쉽게 물건을 자를 수 있는 개량 나이프, 글씨를 몰라도 누구나 쉽게 의미를 알 수 있는 안내 표시 픽토그램 등은 이미 우리 실생활 속에 널리 보급돼 있으며 모든 이들의 생활을 풍요롭게 해주고 있다.</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br></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전 세계 30개국 이상의 다양한 인재가 모여 협업하는 후불 결제 서비스 페이디의 실비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다양성과 포용’(D&I)의 시대에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고 누구 한 명 빠뜨리지 않는 서비스와 상품, 즉 유니버설 디자인을 구현하겠다는 감각이 중요하다”면서 “우리도 그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br></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KOTRA 도쿄 무역관 제공</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정리=이용석 기자</font></div><div><font face="맑은 고딕, 돋움, Segoe UI, sans-serif" size="3"><br></font></div>